베테랑 바텐더로 일하며 수많은 손님을 상대하다 보니, 잔을 쥐는 손길만 봐도 그 사람의 사연을 짐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. 영업이 끝난 뒤에도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술잔을 기울이며 깊은 절망감에 빠져 있는 사나 이마나가(Sana Imanaga)를 보았을 때, 그녀가 겪고 있는 고통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. 결혼을 앞두고 파트너의 외도로 인해 긴 연애가 허무하게 끝난 그녀는, 슬픔을 잊기 위해 술에 의지하며 위로가 절실한 상태였습니다.
이마나가는 부드러운 곡선미를 자랑하는 매력적인 몸매에, 전 남자친구가 왜 버렸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가슴을 가진 여성이었습니다. 그녀가 실수로 쏟은 술을 닦아주러 다가갔을 때, 텅 빈 바 안의 공기는 순식간에 묘하게 변했습니다. 참을 수 없는 유혹에 이끌려 그녀의 뒤에서 조심스럽게 가슴을 만지며 반응을 살폈습니다. 놀랍게도 그녀는 거부하기는커녕 술기운과 쌓여있던 감정적 좌절감 때문인지 오히려 제 손길에 몸을 맡기며 파고들었습니다.
그녀가 모든 억제를 내려놓았음을 확인한 저는 이 은밀한 공간을 마음껏 활용하기로 했습니다. 위로라는 명목으로 시작된 가벼운 접촉은 순식간에 격정적인 하룻밤의 관계로 이어졌습니다. 애정과 인정이 필요했던 그녀에게 저는 기꺼이 최고의 상대가 되어주었습니다. 바 카운터 뒤에서 벌어진 이 즉흥적이고 원초적인 관계는, 때로는 낯선 이의 품에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증명해주었습니다.